금산사의 미륵불
금산사는 전북 김제시 모악산 기슭에 있는 절이다. 모악산은 김제의 넓은 평야 가운데 우뚝 솟아 있는 산으로, 봉우리 쪽에 어머니가 아이를 안고 있는 모양의 바위가 있다고 해서 모악산(母岳山)이라고 한다. 금산사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곳은 미륵불이 모셔져 있는 미륵전이다. 미륵전은 세 개의 현판이 걸려있다. 1층에는 ‘대자보전’, 2층에는 ‘용화지회’, 3층은 ‘미륵전’이라고 쓰여 있다. 이것은 모두 미륵불의 세계임을 뜻하는 것이다. 미륵전 안에는 높이가 12m 되는 미륵불이 있다. 좌우로는 8.8m의 불상이 있어서 미륵 삼존불이라 부른다. 크기도 크지만 금으로 덮여있어서 무척 화려하다.
주인 없는 좌대, 석련대
금산사의 연못과 조금 떨어진 곳에 돌받침이 있는 ‘석조연화대좌’(줄임말로 ‘석련대’)라고 부른다. 원래 불상을 놓으려고 만든 좌대로, 연꽃 모양이 섬세하게 조각되어 있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그런데 이 석련대 위에 불상이 없다. 여기에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미륵전을 세울 당시 진표는 미륵보살님으로부터 “연못이 있는 곳을 숯으로 메우고 그 자리에 미륵불을 세워라.”라는 계시를 받았다. 하지만 당시에는 숯을 구하기가 무척 어려웠기 때문에, 진표가 꾀를 냈다. 도술을 부려 마을에 눈병이 돌게 하고 나서, “금산사 연못에 숯을 던지면 병이 다 낫는다.”라는 소문을 퍼뜨렸다. 그런데 유독 연못의 한가운데 부분은 여전히 메워지지 않았다. 그 빈자리에 미륵불을 모시기로 생각한 진표는 일단 좌대부터 만들어 놓았다. 다음 날 만들어 놓은 좌대를 찾는데 어찌된 일인지 연못에서부터 떨어진 엉뚱한 곳에 가있었다. 그날 밤 진표의 꿈에 미륵불이 다시 나타나서 “돌은 불에 튕겨 나가지만, 쇠는 그렇지 않다.”고 했다. 이를 곰곰히 생각해 보고 연못 안에 쇠로 좌대를 만들었다. 새 좌대는 튕겨져 나가지 않고 제 자리에 있었다. 이렇게 해서 처음에 돌로 만들었던 좌대는 튕겨져 나간 채 비어 있지만 쇠로 다시 만든 솥 모양의 자대는 지금도 미륵불 아래를 잘 받쳐 주고 있다. |